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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4년 일제에 의해 설립된 동양척식주식회사(약칭 동척회사) 제주주정공장은 해방전후 제주도의 주요한 산업시설이었다.
공업발달 여건이 충분하지 못한 제주도의 여건상 도내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원료로 하는 산업만이 가능한 실정이었다.
따라서 제주도에서 생산되는 고구마를 원료로 하는 주정공장이 세워졌던 것이다.
제주주정공장은 일제시대에는 일본인에 의해 운영되었으나 해방후 되돌려졌다.
이 곳은 당시로선 비교적 큰 가공공장이었고, 그에 따른 창고도 역시 큰 규모였다. 이 주정공장 창고를 4․3 당시 수용소로 활용한 것이다. 특히 1949년 봄이 되면서 한 겨울을 추위와 배고픔에 떨던 피난입산자 중 살아남은 주민들이 대거 귀순하면서, 경찰지서나 군부대로부터 인계되는 귀순자들로 이 곳 주정공장 창고는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대부분의 귀순자를 한 곳에 수용했고 부상자와 임산부도 같이 수용했다. 혹독한 고문후유증과 열악한 수용환경 때문에 주정공장에서 죽어 나가는 사람도 있었으며 아기를 낳는 경우도 있었다. 이 곳 수용소에 수용된 사람들은 일단 경찰서나 군부대에서 취조를 받고 수용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또 주정공장내에도 경찰 특별수사대가 상주하면서 귀순자들을 취조하기도 했다. 청년층은 대부분 재판에 회부되어 육지형무소로 이송됐고 이들 중 대다수는 6․25 직후 집단희생 당한다.
당시의 주정공장은 산비탈 아래, 현재 여객선터미널 입구 맞은편 SK주유소 일대에 있었다. 수용소로 활용했던 창고는 산비탈 위, 지금의 현대아파트가 들어선 자리이다. 2001년부터 매해 4월이면 주정공장이 있었던 터에서 '제주도4․3사건희생자유족회'에서 4․3 당시 행방불명된 원혼들을 위무하는 '제주4․3 행방불명인 진혼제'를 봉행하고 있다. 지금은 당시의 건물이 모두 헐리고, 수용소 터에는 대규모 아파트가 들어서 있어 당시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다.
<출처: 제주4.3연구소, 『4.3유적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