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아리는 신령스런 산이란 뜻이다. 앞에 ‘물’이란 접두어가 붙은 것은 분화구에 물이 고인 습지를 품고 있기 때문이다. 물영아리오름은 수망리 중잣성 생태 탐방로와 연계되어 있다. 잣성은 제주도의 전통적인 목축 문화 유물로 목초지에 쌓아 올린 경계용 돌담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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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영아리오름
영아리는 신령스런 산이란 뜻이다. 앞에 ‘물’이란 접두어가 붙은 것은 분화구에 물이 고인 습지를 품고 있기 때문이다. 물영아리오름은 수망리 중잣성 생태 탐방로와 연계되어 있다. 잣성은 제주도의 전통적인 목축 문화 유물로 목초지에 쌓아 올린 경계용 돌담을 뜻한다. 오름 탐방은 소 떼가 유유히 노니는 목장 둘레를 따라 반 바퀴를 돌고 나서야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구지뽕나무와 참식나무 등 상록활엽수대를 지나면 빼곡히 들어선 삼나무 숲 사이로 계단길이 이어진다. 가파른 경사면을 따라 놓인 계단은 방부목이 아닌 삼나무 원목을 그대로 사용해 매우 운치 있으며 주변의 자연 환경과도 잘 어울린다. 물영아리오름의 화구호는 둘레 300m에 깊이가 40m에 이른다. 습지 식물들이 촘촘히 들어선 까닭에 마치 초지 같은 느낌이다. 하지만 찬찬히 살피면 군데군데 물웅덩이를 발견할 수 있어 이곳이 화구호임을 깨닫게 된다. 물영아리 분화구는 장마철에는 호수를 형성하고 있다가 계절이 바뀌면 습지로 변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물영아리오름은 산정호수를 가진 11개의 제주 오름 중 경관이 가장 빼어나고 보존가치가 높은 곳으로 평가받는다. 2000년에 우리나라 최초의 습지보호지역으로 선정되었으며 2007년에는 람사르습지로 등록되었다. 한낮의 화구호는 매우 신비하고 평화롭다. 분화구를 둘러싼 울창한 숲에서는 연신 새소리가 들려오고 햇살은 초록의 물풀 위에 부서진다. 물영아리오름의 순환길은 계단길과 능선길을 포함해 총 3.4km나 이어진다. 시간이 넉넉하다면 완만한 길을 따라 느긋하게 걸어 봐도 좋겠다. 지역민들은 비나 눈이 오는 날 또는 안개 낀 날을 물영아리 탐방의 적기로 꼽는다. 운치에 운치가 더해지면 감동은 배가 된다.
※ 정상(습지) 탐방로 2곳(계단길, 능선길) 중 계단길은 공사중으로 인해 능선길로만 이용 가능합니다.
- 공사 약 6개월 예상되나 조기완료 될 수 있음
- 해설사는 기존대로 운영 중(24년 12월까지)
오름은 주소가 산지로 되어있어, 내비게이션 검색 시 정확한 위치를 알 수 없거나, 주차장이 따로 없는 곳이 많습니다. 또한 일부 오름은 사유지로, 출입이 제한되거나 통제되어있는 곳도 있습니다. 이에, 오름 방문 시에는 사전에 제주관광정보센터(064-740-6000) 등을 통해 정확한 정보를 확인하시고 방문하시기 바랍니다.
영아리는 신령스런 산이란 뜻이다. 앞에 ‘물’이란 접두어가 붙은 것은 분화구에 물이 고인 습지를 품고 있기 때문이다. 물영아리오름은 수망리 중잣성 생태 탐방로와 연계되어 있다. 잣성은 제주도의 전통적인 목축 문화 유물로 목초지에 쌓아 올린 경계용 돌담을 뜻한다. 산지 축산을 하고 있는 오름 주변은 목가적인 풍경을 이룬다. 오름 탐방은 소 떼가 유유히 노니는 목장 둘레를 따라 반 바퀴를 돌고 나서야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오름의 정상에 있는 분화구는 퇴적된 습지 퇴적층으로 다양한 동식물의 서식지로 멸종 위기종들이 서식하고 있기도 해서 보존 가치가 매우 높은 지역이다. 2006년 세계적인 습지 보호 단체에서 지정한 람사르습지로 지정된 보호 구역이기도 하다.
물영아리 오름엔 다음과 같은 전설이 전해 내려온다.
처음 수망리에 민가가 살기 시작한 때, 들에 놓아 먹이면서 기르던 소를 잃어버린 한 젊은이가 소를 찾아 들을 헤매다 이 오름 정상까지 올라가게 되었다. 젊은이는 그 산 정상에서 배고프고 목이 말라 기진하여 쓰러져 있었다. 그때 꿈에 백발노인이 나타났다. 「소를 잃어 버렸다고 상심하지 말아라. 내가 그 소 값으로 이 산 꼭대기에 큰 못을 만들어 놓을 테니, 아무리 가물어도 소들이 목마르지 않게 되리라. 너는 가서 부지런히 소를 치면 살림이 궁색하지 않게 살 수 있을 것이다.」 번쩍 눈을 떠보니 하늘이 갑자기 어둑어둑해지더니 천둥 번개가 치고 비가 삽시간에 쏟아지기 시작했다. 젊은이는 놀라 허둥대는데 이상하게 자기 옷은 하나도 젖지 않고 있는 걸 깨닫고, 꿈에 본 노인의 말이 생각났다. 그때였다. 우르렁 쾅쾅 땅!」하늘이 두 조각으로 갈라지는 소리와 함께 불이 번쩍 눈을 스쳐갔다. 젊은이는 그냥 쓰러져 혼절했다. 다음 날 아침에야 젊은이는 정신을 차렸다. 언제 번개치고 비가 내렸었냐는 듯이 날이 개어 있었다. 그가 쓰러졌던 산꼭대기가 너르게 패어져 있는데, 거기에 물이 가득 차서 출렁거리고 있었다. 아무리 가물어도 그 오름 꼭대기에는 마르지 않는 물이 고여 있어, 소들이 목장에 물이 말라 없으면 그 오름 위로 올라간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