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SIT JEJU

제주 섬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동네, 종달리에 아침이 들면 마을을 안고 있는 지미봉이 반짝인다. 지미봉은 올라가면 풍경이 정말 멋지지만 보기보다 꽤 높은 오름이라서 오르기에 부담이 된다면 지미봉 둘레길을 걸을 수 있다. 지미봉 둘레길은 오름에 오르지 않고 오름을 빙 둘러 숲길을 산책할 수 있는 길로, 한 시간 정도면 한 바퀴를 돌 수 있다.

봄이면 둘레길 입구에 핀 벚꽃 나무들이 동굴을 이룬다. 벚꽃 천장에서 휘날리는 꽃잎을 맞으며 황홀한 기분을 만끽하며 산책할 수 있고, 여름이면 뜨거운 햇살을 피해 시원한 나무 그늘 아래를 걸을 수도 있다.

다양한 초록 잎들과 지저귀는 새소리를 들으며 산책하는 길은 반려동물 뿐 아니라 주인에게도 여유로운 힐링이 되어준다. 다만 풀이 많이 우거져있는 곳에는 진드기를 조심해야 한다. 반려동물에게는 산책 전 진드기 기피제를 뿌려주고 옷을 입히기를 권장한다. 산책 후로는 진드기가 붙진 않았는지 꼭 확인해야 한다. 지미봉 입구에는 진드기 기피제를 뿌릴 수 있는 분사기가 있으므로 사람과 동물 모두에게 뿌려주어도 좋다. 해가 지고 난 후에는 주변이 어두워지므로 해가 지기 전인 7시(여름 기준) 전으로 산책을 마치는 것이 좋다.

<지미봉 둘레길> 
▶제주 제주시 구좌읍 종달리 산3-1

산책을 하고 나면 출출해진다. 다행히 종달리에는 일찍 문을 여는 가게가 있다. 오전 9시부터 3시까지 브런치 음식을 요리해주는 릴로 제주. ‘불란서 기사식당’이라는 타이틀 아래 가볍게 즐길 수 있는 프랑스 음식들이 있다.

바게뜨 샌드위치와 타르틴, 스프와 직접 끓여 내어주는 차까지. 프랑스로 여행온듯한 기분이 드는 가게 분위기와 맛있고 든든한 음식.

게다가 가게 주인분께서는 직접 강아지를 키우고 있어 반려동물에 대해 호의적이다. 필자의 강아지 ‘오구’는 작지도 크지도 않은 크기여서 어딘가에 데리고 가기에 어려울 때가 많았는데, 이 곳에서는 아주 반갑게 맞아주셨다. 착하게 기다리고 있는 강아지를 모두들 귀여워하며 바라보아주는 분위기에 마음이 더 가벼워진다. 마음 편히 식사를 할 수 있었는데 주인 분께서 직접 강아지 간식도 내어주시며 강아지와 소통을 해주셨다. 강아지도 함께 간 주인도 모두 평화로운 기분을 만끽하며 아침을 즐길 수 있었다. 살아있는 모든 존재에 대해 상냥한 이 기분. 이렇게 분위기가 좋은 만큼 웨이팅이 있을 수 있다. 9시부터 문을 여니 조금 일찍 가게를 방문한다면 어렵지 않게 식사를 할 수 있다. 혹시 웨이팅이 너무 길어진다면 네이버 주문으로 포장 주문을 하길 추천한다. 예쁘게 포장해주는 도시락 용기에 절로 피크닉 기분이 나는 곳이다.

<릴로 제주> 
▶제주 제주시 구좌읍 종달로 60-12
▶영업시간 :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매주 월,화 휴무)
▶전화번호 : 0507-1337-4945

릴로에서 식사를 마친 후 마을 안쪽인 종달초 골목으로 들어오기 시작하면 아기자기한 마을 분위기가 눈을 사로잡는다. 나지막한 집과 담벼락에 그려진 화사한 벽화가 마을을 더 아늑하게 만든다.

제주의 풍경과 꽃이 그려진 벽화는 올레길을 걸으며 볼 수 있는 풍경과 꽃들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자세히 들여다보길 원하는 마음으로 그려졌다고 한다. 그 아래에서 사진을 찍으며 종달리를 추억하는 관광객들이 최근 많아지고 있다. 길을 따라 가다보면 옛집을 개조하거나 마을과 어울리게 새로 지은 집들이 있다. 종달리로 모여든 아기자기한 가게들이다.

종달리를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 주고 있는 책방과 빵집, 음식점, 소품샵, 카페, 옷가게 그리고 악세사리샵과 북카페와 와인가게 등 볼거리가 가득하다. 또, 예전에는 소금밭이었던 곳에는 현재 갈대가 자라나 여유로운 풍경을 더한다. 올레길을 따라 가게들도 구경하며 제주의 풍경도 보고 반려동물과 산책도 즐길 수 있다.

가게마다 붙은 마을지도가 매력적이다. 종달리에 작은 가게들이 하나둘씩 모여들면서 마을과 가게를 소개하는 지도를 제작하고 있다. 소소하지만 소중한 기억을 갖기에 좋은 콘텐츠들이 한 번 더 찾게 만든다.

산책을 하며 들어갈 수 있는 대부분의 가게에서 강아지를 안고 있거나 리드 줄을 하면 함께 들어와 볼 수 있도록 한다. 물론 다른 손님들에게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하지만 가게의 사정에 따라 불가한 경우도 있으니 이 경우는 미리 확인해야 한다. 불가하다면 대부분 가게 앞에 있는 넓은 공터에서 강아지와 기다리며 한사람씩 가게를 둘러보고 오는 방법을 추천한다. 강아지와 함께 마을 풍경을 감상하는 것도 좋은 추억이 될 것이다.

올레길 1코스 : 종달리
 *가게마다 각각 문을 여닫는 시간이 다르니 미리 확인하는 편이 좋다.

엉물이란 바위 밑에서 용천수가 샘솟는 곳을 말한다. 플레이스 엉물 옆에는 바위에서 물이 솟아 모인 연못이 있다. 카페는 음료뿐 아니라 제주에서 나는 재료들로 만든 디저트와 브런치를 즐길 수 있다. 대표적으로 구좌당근주스와 뿔소라샐러드가 그렇다. 이 외에도 계절마다 나오는 재료로 만들어주는 음식들이 있어 자주 찾아도 색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이 곳에는 리트리버 하늘이가 있다. 손님들에 너무 과한 관심 때문에 하늘이는 카운터 안에서만 있긴 하지만 이 카페는 하늘이 뿐 아니라 다른 반려동물과 동반이 가능하다. 넓직한 공간이기에 좌석마다 간격이 넓어 반려동물과 가까이 있고 싶지 않은 손님들도 편하게 있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가끔은 다른 손님의 반려동물이 함께 들어와 짖을 때도 있지만 누구 하나 눈살을 찌푸리지 않는다. 하지만 다른 손님들에게 방해되지 않게 본인의 반려동물을 살피는 주인의 필수 예의가 필요하다. 야외에도 좌석이 있어 실내가 부담스러운 사람들은 마당에서 카페를 즐길 수 있다.

반려동물과 함께 용천수가 솟은 연못과 제주의 한적한 풍경을 보며 여유롭게 마을을 즐기고 싶다면 플레이스 엉물을 추천한다.

플레이스 엉물
▶제주 제주시 구좌읍 종달리 756
▶영업시간 :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브런치 주문은 3시까지, 매주 목요일 휴무)
▶전화번호 : 070-7787-1515

플레이스 엉물에서 나오면 해안도로까지 쭉 걸어갈 수 있는 길이 있다. 이 길은 차나 사람이 많이 다니지 않는다. 덕분에 반려동물들이 더 자유롭게 산책할 수 있는 길이 된다. 5분쯤 걸어나가면 해안도로에 닿게 되는데 종달바당은 제주에서 사람이 붐비지 않는 작은 바다로 멀리 우도와 성산일출봉이 보이는 멋드러진 시야를 가지고 있다.

해안도로를 따라 걷다 보면 해안가도 다양한 볼거리가 있는데, 가까운 바다에서 해양스포츠인 카이트서핑을 하는 사람들, 물이 빠진 바다에 드러난 바위들 틈에 붙은 보말을 캐는 사람들, 그리고 우도로 갈 수 있는 배가 운행되는 종달항과 조금 더 열심히 걸으면 유명한 종달리 수국길에 도달할 수 있다. 수국은 6월경 한 달 정도만 피었다 지지만 가는 길 내내 바다가 보이니 수국이 보이지 않더라도 가 볼만 하다. 중간에는 돌문어 볶음이나 수제버거, 해녀공연을 하는 파인 다이닝 등 맛집들은 물론 바다가 보이는 카페들도 있으니 잠깐씩 쉬어가기에 좋다.

꽤 긴 거리의 산책로이지만 바다와 다양한 사람들, 자연명소를 구경하다 보면 제주의 숨은 매력들을 발견하는 즐거운 시간이 될 것이다.

▶종달리해변 : 제주 제주시 구좌읍 종달리 565-72
▶종달 두문포항 : 제주시 구좌읍 해맞이해안로 2281
▶고망난돌 : 제주 제주시 구좌읍 종달리 10

멋진 숲과 별이 빼곡한 제주, 경치가 좋으니 제주에도 캠핑족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캠핑에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바비큐다. 그리고 제주까지 바비큐 장비를 들고 오기 힘든 이들을 위해 신선한 고기와 해산물을 제공하고, 연탄불 위에 고기를 구울 수 있는 야외 테이블까지 준비해둔 곳이 있다. 바로 종달바베큐.

이 곳은 마트와 정육 그리고 바비큐장이 어우러져 있다. 신선한 고기와 식재료를 ‘마트가격’에 구입할 수 있고, 방충망이 쳐 있는 야외장막에서 연탄 불과 각종 소스류와 집기를 제공한다. 그야말로 몸만 와서 신선한 고기를 구워 먹을 수 있는 것이다. 마트이기에 술이나 식자재를 마트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보통 식당을 가면 마트보다 훨씬 비싼 가격에 술이나 밥류를 제공받기에 더 그렇다.

야외 테이블마다 각각 나무로 장이 쳐 있고 방충망이 쳐진 큰 창문을 통해 바람을 쐴 수 있어 벌레를 차단할 수 있음은 물론이고, 반려동물과 함께 식사를 하기에 이만한 곳이 없다. 다른 테이블과 떨어져 있어서 눈치 보지 않고 반려동물을 풀어놓을 수 있고, 맛있는 고기를 구워 색다른 간식으로 줄 수도 있기에 반려동물과 함께 저녁 제주를 만끽할 수 있다. 바비큐 장의 면적이 넓어서 식사를 마친 후 저녁 산책을 할 수 있어 늦게까지 종달리를 즐기기에 좋다.

종달바베큐
▶제주 제주시 구좌읍 세종로 353
▶영업시간 : 오전 10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전화번호 : 0507-1484-1235

반려동물과 함께 제주를 여행하다면 마을을 천천히 둘러보며 일상을 보내는 듯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생각보다 넓은 제주, 차를 타고 빠르게 이동하는 여행보다 천천히 둘러보며 제주를 만끽하는 경험을 해보자.

현민 @jj.hym
강아지 오구 @this_is_og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