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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상징, 해녀의 모든 것 <해녀박물관으로 본 제주 해녀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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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는 돌, 바람, 여자가 많다는 의미의 ‘삼다도’로 불렸다. 하지만 이는 돌이 많이 농사가 어렵고, 바람 때문에 자연재해가 많으며, 남자들이 바다에서 생업을 하다 사망하는 일이 잦아 과부가 많다는 뜻이라고 한다. 제주여성들은 이런 척박한 환경에서도 강인한 생활력을 발휘했고, 바다에 뛰어들어 물질을 하는 해녀들은 제주 여인의 상징과 같다. 막연하게 알고 있던 해녀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는 해녀박물관에서 제주해녀문화를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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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의 상징, 해녀의 모든 것해녀박물관으로 본 제주 해녀 문화
제주는 돌, 바람, 여자가 많다는 의미의 ‘삼다도’로 불렸다. 하지만 이는 돌이 많이 농사가 어렵고, 바람 때문에 자연재해가 많으며, 남자들이 바다에서 생업을 하다 사망하는 일이 잦아 과부가 많다는 뜻이라고 한다. 제주여성들은 이런 척박한 환경에서도 강인한 생활력을 발휘했고, 바다에 뛰어들어 물질을 하는 해녀들은 제주 여인의 상징과 같다. 막연하게 알고 있던 해녀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는 해녀박물관에서 제주해녀문화를 만나보자.


해녀박물관은 제주 북동부 구좌읍에 자리 잡고 있다. 이곳은 1932년 1월 국내 최대 규모의 여성 항일운동이 일어났던 역사적인 장소이기도 하다. 설립 시기는 2006년으로 고난과 역경에 당당히 맞서고, 강인한 생활력을 가진 제주 해녀를 기리자는 취지에서 세워졌다.


박물관 앞마당에 들어서면 해녀 부춘화, 김옥련, 부덕량의 추모비도 세워져 있다. 야외 공간에는 해녀들이 탔던 배들과 휴식을 취하던 불턱 모형들이 설치됐다. 천천히 잔디밭에서 전시물들을 보고 나서 입장하면 해녀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는 공간이 나온다.

1층 입구 바로 옆 영상실에서는 제주해녀에 관한 10분 정도 길이의 영상을 볼 수 있다. 로비에는 해녀들의 합창과 민요를 감상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됐다. 이어 1전시실의 테마는 바로 제주해녀들의 생활이다.



전시실에 들어서면 1960~70년대를 배경으로 해녀의 집과 세간을 재현해 놓은 모습을 볼 수 있다. 아울러 모형과 그래픽을 통해 어촌마을의 모습과 세시풍속을 상세히 묘사했다. 제주 여성들이 사용하던 해녀복과 애기구덕, 물허벅, 지세항아리 같은 유물이 전시됐다. 제주의 음식문화와 해신당 굿, 영등 신앙 관련 자료 등에 대한 자료들도 있다. 해신당은 해녀들의 물질 작업 중 항상 위험이 따르다 보니 생겨난 곳으로, 용왕에게 각종 제물을 바치고 무탈과 풍어를 기원했다고 한다.

제2전시실은 불턱 조형물로 시작된다. 불턱은 해녀들이 옷을 갈아입고 작업 중 휴식을 취하는 공간을 말한다. 둥글게 돌담을 에워싼 형태의 불턱은 가운데 불을 지펴 몸을 녹이는 역할을 했다. 불턱은 일종의 조합장이기도 했는데, 해녀들은 이곳에서 물질에 대한 지식부터 요령, 바다밭의 위치 파악 등 정보와 기술을 교환할 수 있었다.

해녀의 재래작업복은 ‘물옷’이라 하는데 하의에 해당하는 ‘물소중이’와 상의인 ‘물적삼’, 머리카락을 정돈하는 ‘물수건’으로 구성됐다. 면으로 제작해 물의 저항을 줄이고 활동하기 쉽도록 간단하게 디자인한 것이 특징이다. 옆트임이 있어 체형 변화도 커버할 수 있으며, 몸을 드러내지 않아도 환복이 가능하다. 속칭 ‘고무옷’은 1970년대 초 도입됐다. 새로운 작업복은 장시간 물질을 가능하게 했으며, 능률을 높여 해녀들의 소득이 늘어나는 데 한몫을 했다.

물질도구로는 물안경, 테왁망사리, 빗창, 까꾸리 등이 있다. 물안경은 20세기 이후 보급됐고 테왁은 부력을 이용한 작업도구를 말한다. 해녀들은 그 위에 가슴을 얹고 작업장으로 이동한다. 테왁에 붙은 망사리는 채취한 수산물을 보관하는 용도다. 빗창은 전복을 떼어내는 데 쓰이는 철제 도구, 까꾸리는 바위틈의 해산물을 채취할 때나 물속에서 돌멩이를 뒤집을 때, 물밑을 헤집고 다닐 때, 바위에 걸고 몸을 앞으로 당길 때 등 활용도가 높은 도구다. 해녀들의 물옷과 물질도구들은 지난 2008년 제주특별자치도 민속문화재 제10호로 지정됐다.


2전시실에서는 항일운동과 사회공익을 위한 해녀들의 숨은 노력을 알리는 사료들도 볼 수 있다. 해녀들은 할망바당, 게석 등 노약자들을 배려하고 물질 수익으로 기금을 마련해 마을, 학교 등 사회에 공헌했다고 한다. 갯닦이, 금채기, 투석 등 바다와 공존하기 위한 다양한 장치들도 해녀들이 지혜를 짜내 도입한 것이다.


2관을 나와 3관으로 발길을 옮기면 탁 트인 전망대가 멋진 뷰를 선사한다. 3전시실 입구에는 전통 배인 테우 실물 모형이 있으며, 해녀의 생애를 테마로 한 전시를 하고 있다. 제주 여성들은 7세가 되면 물질을 배우기 시작했다고 한다. 상군해녀로 성장할 때까지 사실상 평생을 바다에서 보낸다고 볼 수 있다. 제주가 아닌 타 지역이나 해외로 나갈 때도 있는데 이들을 출향해녀라고 부른다. 출향해녀들은 19세기 말부터 경상도, 강원도, 전라도, 충청도 등지와 해외로 바깥 물질을 나갔다고 알려졌다. 출향할 때는 때는 직접 노를 저으며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담아 즉석에서 노래를 불렀다. 이 해녀노래에는 해녀집단 공동체의 정서와 인식이 잘 드러나 문화적 가치가 높다. 1971년 제주특별자치도는 해녀노래를 무형문화재 제1호로 지정했다.



박물관 통로 곳곳에는 해녀들이 채취하는 해산물과 실제 해녀들의 모습이 전시됐다. 해녀들은 능력 위주의 공동체를 구성했고, 민주적인 의사결정 구조를 가졌다.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제주해녀가 지정된 것은 2016년의 일이다. 이들은 가정경제를 이끌어가는 주체이면서 바다와 공존하는 삶을 실천해 간 생태주의자로도 볼 수 있다. 박물관을 중심으로 ‘숨비소리길’ 이라는 이름의 트래킹 코스를 즐기는 것도 좋다. 숨비소리는 해녀들이 잠수한 후 물 위로 나와 숨을 고를 때 내는 소리를 말한다. 몸속의 이산화탄소를 한꺼번에 내뿜고 산소를 들이마시는 과정에서 ‘호오이 호오이’ 하는데 마치 휘파람 소리처럼 들린다. 해녀들이 잠깐식만 쉬면서 조업을 할 수 있었던 요령이다. 숨비소리길은 해녀들이 물질과 밭일을 위해 오가던 곳으로 길이는 총 5.6km다. 박물관에서부터 삼신당, 팽나무 정자, 밭담길, 별방진, 무두망개(서문동 갯담), 서동 보시코지 불턱, 모진다리 불턱, 생이덕 불턱, 성창, 환해장성, 용문사, 면수동 해녀탈의장, 갯것 할망당, 도구리통(용천수)을 지나 해녀박물관으로 돌아온다.

입장료는 저렴하지만 알찬 볼거리를 즐길 수 있으며 모바일 미션 탐험 같은 프로그램도 갖췄다. QR코드로 찍고 해녀들의 세계를 탐험하듯 퀴즈를 푼다. 해녀 모형 포토존에서는 기념사진 촬영이 가능하다. 모든 전시물들은 해녀들이 직접 기부했으며, 실제 해녀의 집 역시 기부를 받아 옮겨왔다. 현재 독도박물관과 공동기획한 ‘독도 그리고 해녀’전시가 독도박물관에서 진행되고 있다. 해녀박물관 홈페이지에서도 온라인 VR 전시를 관람할 수 있으니 참고 하기 바란다. 해녀박물관에서도 험난하지만 강인한 삶을 체험할 수 있는 명소다.
▶ 주소 : 제주 제주시 구좌읍 해녀박물관길 26
▶ 영업시간 : 매일 09:00~18:00(매표마감 17:00)
▶ 정기휴무 :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날과 추석 당일
▶ 문의 : 064-782-9898
▶ 주차 공간 : 있음
▶ 입장료 : 어른(25~64) 1,100원 / 청소년(13~24) 500원 / 성인단체 800원 / 청소년단체 300원 / 어린이, 어린이 단체 무료 / 제주도민 경우 50% 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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