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23살 대학생입니다.
저는 늦둥이라 부모님께서 나이가 많으신 편인데요.
젊으셨을 때는 본인 살기 바쁘셨고, 결혼 후에는 자식들 키우고 먹여 살리느라 여행을 많이 다니지 못하셨던 엄마, 아빠.
제가 빨리 취업해서 부모님과 함께 여행도 다니고, 좋은 것들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하곤 했습니다.
시간이 마냥 흘러서 내가 학생 신분을 졸업하고 취업을 했을 때 호강시켜주겠다고 생각하면서도 1년, 2년이 지날 수록 나이가 드는 부모님을 보면 시간이 흐르지 않았으면 좋겠다 생각이 들기도 하고 그럴 때면 ‘세월이 야속하다’는 말이 이런 감정이구나 느끼기도 했습니다.
이번 지그제주 이벤트를 보고, 혹시 당첨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걸 알면서도 이렇게 가고싶어 하셨던 성산일출봉 사진과 함께 댓글을 남겨봅니다.
제가 당첨되지 않더라도 열심히 공부해서 꼭 취업한 뒤, 부모님께 제주도를 구경시켜 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엄마와 함께 종달리를 가고 싶어요.
엄마는 제주도가 고향인 분이신데, 열아홉에 돈을 벌기 위해 제주를 떠나 부산으로 올라올 때까지 종달리에 사셨다고 합니다. 저도 네 살이 되던 즘에는 살아계시던 외할머니를 뵈러 종달리를 가 봤다고는 하는데, 너무 옛날이어서 그런지 제게 기억이 남아있진 않아요. 가끔 엄마가 이모들과 전화 하실 때 통화 내용이 귀에 들어오는데 옛날이야기를 그렇게 많이 하시더라구요. 지미봉에 올라갔던 얘기부터 종달 초등학교에서 지내던 친구들 소식, 물질하며 딴 전복을 세화오일장에 가서 팔았던 얘기, 외할머니, 외할아버지가 사시던 작은 돌담집까지... 그때는 가난했고, 밥 사 먹을 돈도 없어 배가 고파 쥐를 잡아먹었다는 얘기도 하셨어요ㅋㅋㅋ 정말 옛날이니까요. 같은 추억을 가진 엄마와 이모들이 낯설지만 익숙한 제주 사투리로 나누는 옛날얘기에 빠지면 저도 모르게 그 대화의 방청객이 되어있더라구요. 저는 아직 이십대지만 늦둥이로 태어났기에, 곧 일흔을 바라보는 엄마에게... 부족했지만 넘치고 힘들었지만 행복했던 유년 시절의 종달리를 늦기 전에 다시 회상할 수 있는 기회를 선물하고 싶어요.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겠지만, 마음으로 간직하고 있는, 사랑하는 종달의 풍경을 함께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