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은 여전히 아득했다. 한 걸음 내딛어 손을 뻗어도, 어느 틈에 멀어져 있다. 건물들은 하늘이 될 수 없었다. 도망가지 못해 나에게 다가왔다. 눈 앞에 다가온 건물들은 손 끝으로 느끼며, 따뜻했던 오늘의 감각을 눈으로 느끼며, 지금을 영원히 오늘에 담아두기로 했다. 언제가 되어도 내 기억과 다름이 없을 이 건물들이 무한하기를. 그래서 잊혀질 오늘이 그리워지면 당장 여기로 찾아올 수 있기를. 감각은 기억보다 선명해서, 스무 살 내 모든 오늘을 다시 살아가게 할 테다. 노랑 빨강 건물들은 오늘이 영원히 나를 기다릴 수 있게 해줄거야. 너는 언제까지나 이곳에 남아 영원히 늙지도 않고 웃고 있을 거야. 그게 여기에 머문 나의 기억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