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 6인가족의 3박4일 가을 제주여행의 모토는 ‘남는 건 사진 뿐!’ 이었습니다. 여행 내내 인생샷 남기기에 여념이 없던 네 명의 딸들은 부모님이 추천한 송악산 전기자전거 코스에 머리가 망가질까 걱정이 많았는데요. 처음엔 투덜대며 전기자전거를 탔지만 바람을 가르며 달리기 시작하고 눈앞에 산방산과 푸른 바다를 곁에 둔 돌담길이 펼쳐지자 아름다움에 절로 미소가 나왔습니다.
맑은 가을하늘 아래 산과 바다처럼 뛰어난 절경이 많았지만 우리는 투박한 돌담이 돋보이는 사진을 남기기로 했습니다. 울퉁불퉁하지만 제 몸에 딱 맞는 자리를 가진 돌들이 모여 든든한 담을 이룬 게 각자 개성을 지녔지만 함께 모였을 때 빛을 발하는 우리 가족의 모습 같았기 때문입니다. 여행동안 이것저것 먹느라 무거웠던 몸도 사진을 찍을 때가 되자 가볍게 움직여졌습니다. 역동적인 컨셉으로 사진을 찍느라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포즈를 취하려니 사뭇 진지해지기도 하고, 찍힌 사진을 보며 깔깔거리느라 배가 아프기도 했답니다.
가족이지만 6명이서 일정을 맞추기 어려워 그동안 가족사진 하나 남기지 못했는데, 제주에서의 여유가 소중한 가족사진을 만들어주었습니다. 여행이 끝난 지 오래지만 지금도 제주 송악산 돌담길에서 찍은 가족사진을 보며 그때의 추억을 생생하게 떠올리곤 합니다.
우리 가족이 정말 우리 가족다울 수 있었던 제주에 다시 가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