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미송
여행에서 돌아와
나미송 정원에 불을 밝히고 둘러앉았다
차가웁던 11월의 밤기온은 네 분께 온화하였고..
모닥불도 피워 음악의 여운을 깔았다
그렇게
11월의 어느 한 밤이
네 분의 노래소리로 물들어 간다
늦가을 밤기온을 노래소리로 뎁혀가며
음악과 어우러진
가을밤 정취를 스스로 만들어 내시던 다정하신 님들..
#나미송
누리채에서 이틀밤을 묵으시고 떠나시는 날 아침..
가을하늘이 세 분께로 축복처럼 펼쳐진다
이틀 밤,
나무향 맡으며 편안하게 주무셨다는 세 분앞에서
살사리꽃도 V자를 그리며 흔들린다
제주의 가을에 서서
또 하나의 추억을 푸르게 새기는 세 분..
이 순간은 이렇게 웃지만
돌아서 떠나면 또 십 년 뒤에라도 만나질 것인지..
그토록 긴 세월만에 다시 만나졌었는데
밥 한 끼, 술 한 잔 나누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기만 한 그녀다
다시 만나질 그 날까지
모쪼록 평안하고 안녕하시기만을 기원드린다
잊지 않고 찾아주신
들풀과 같은 우정에 감사드리오며..^^*
#나미송
이이님 가족분들은 홍콩에서 오셨는데
만날 때부터 얼마나 상냥하고 서글서글하신지
지내시는 사흘동안
가족분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는 기쁨이 제법 컸었다
열려있는 마음의 가족분들껜
자유로움과 함께 고상한 품격도 느껴졌다
장차 카레이서라는 멋진 꿈을 가진 쎄토유~
소년의 꿈을 응원하며
소망의 목걸이를 걸어주었더니 참 좋아한다
떠나시며 가족분들께서 남겨주신 편지..
즉석사진을 빼어 선물로 주고 가셨다 ^^*
#나미송
한낮의 더위는
각시의 우녕팟 초록속으로 스며들고
이런 풍경을 바라보는 내게로 저녁바람이 시원하다
잠깐 다니러 온 아들부부가 시골마당에 장작불을 피우게 했다
둘은, 이 저녁이
이번 여행에서 가장 기대되는 시간이라고 했었는데
기대만큼 구수하고 즐거운 시간이 되었을 듯하다
땅거미와 함께 합류한 사위까지..
온가족이 모여 제주도 푸른밤을 짓고 있다
오랜 세월을 거쳐..
드디어 내가 꿈꾸었던 풍경이 그려진 밤이다
딸아이가 가져온 한치물회를 곁들여..
이렇게 온가족이 모여 한 끼 음식을 나누니
시골집 저녁밥상이
더 얹을 것 없이 내 마음속에서 푸짐하다 ^^*
#나미송
통기타 가수 풍경소리님께서
'음악여행으로의 초대' 차 제주섬으로 날아오셨다
그리고는..
'내가 꿈꾸는 그 곳' 에서
풍경소리님께서도 꿈을 꾸듯 몇 곡을 불러주셨는데
나도 꿈꾸던 소리를 그 밤에 듣는다
밤마당에서..거실에서..
새처럼 날고 강물처럼 흘러든 이 곳에서
그녀는 날개를 접고 이렇게나 그윽하게 노래를 하신다
여신의 풍미가 참으로 진하게 느껴지는 공연이었다 ^^*
#나미송
누군가 떠난 자리에서..
피어야할 때를 알고
변치 않을 6월의 약속으로 피어나니
내게도
산수국 피어나면 오신다고
약속을 준 사람이 있었을까?
그런 언약을 한 사람은 애당초 없었을지라도
산수국 향하여 난 저 길..
변치 않고 걸어오실 그 님을 기다리게 하니
이 6월의 꽃은
꽃으로만 피는 것이 아니었네
봄은 붉은장미와 함께 가고..
이 형용할 수 없는 도체비꽃이
춘말하초를 즈음하여
헛헛해지는 이내 가슴을 온통 밝히네
그 님이 오려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