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답 : 4번 /
처음으로 새벽 기운을 맞으며 한라산에 올랐습니다. 어두운 산길을 헤치고 올라가는 길, 고요함 속에서 들리는 자연의 소리만이 저를 반겨주었습니다. 서서히 하늘이 밝아오며 멀리 동쪽에서 해가 떠오르기 시작하자, 거대한 산의 실루엣이 드러나며 아름다운 아침이 펼쳐졌습니다.
한라산 정상까지의 여정은 만만치 않았지만, 발걸음마다 느껴지는 제주의 가을이 위안이 되어주었어요. 관음사 코스를 따라 올라가며 나무들 사이로 살짝살짝 보이는 전망이 점점 넓어져 가고, 그 사이로 붉고 노란 단풍들이 빼곡히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산행 내내 아름다운 단풍을 감상하며, 이렇게 높은 산에서도 계절이 선명히 드러난다는 사실에 새삼 감탄하게 되었습니다.
이윽고 백록담에 도착했을 때, 생각보다 차분한 느낌에 깊이 빠졌습니다. 물이 고요하게 담긴 백록담은 주변의 기암괴석들과 함께 장엄하게 자리하고 있었고,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고요함이 느껴졌습니다. 다른 산행 때와는 달리, 이번 백록담은 특별히 저에게 차분함과 평온함을 선물해준 것 같습니다. 신혼여행 때 처음 이곳을 찾았을 땐 무척 흥분했던 기억이 있는데, 이번엔 더 깊이 이곳을 느끼게 된 것 같아요.
하산길에 들린 사라오름 또한 빼놓을 수 없는 멋진 장면을 선사해 주었죠. 이곳의 투명한 물빛과 고즈넉한 풍경은 제주의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내려오면서는 바람에 흔들리는 낙엽 소리를 들으며, 서서히 일상으로 돌아오는 마음의 준비를 했습니다.
이번 한라산 산행은 바쁜 일상 속에서 자연이 주는 여유와 치유의 힘을 다시금 느끼게 해준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내려와서도 그 풍경이 오래도록 잊히지 않고 마음 한편에 머물러 있을 것 같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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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 : 4번 /
이번 제주도 방문은 단풍을 기대하며 한껏 설레는 마음으로 예약했던 여행이었는데, 막상 도착하니 비 내리는 우중 산행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단풍으로 물든 가을 풍경을 상상하며 산행에 나섰지만, 빗속에서 오르는 길은 생각보다 훨씬 더 힘들었어요. 오랜만에 오른 산길이라 저질 체력으로는 쉬운 일이 아니더군요. 다리가 후들거리고, 허벅지와 무릎까지 아려오는데, 이게 바로 '도가니가 아프다'는 느낌이겠지요.
비에 젖은 나뭇잎들과 길이 주는 고즈넉함과 차분한 분위기도 나름대로의 멋이 있었지만, 체력적으로는 정말 쉽지 않았습니다. 4년 만에 다시 찾은 제주에서의 산행이라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컸는데, 현실은 몸이 예전 같지 않다는 걸 절실히 깨달았어요. 비에 미끄러지지 않게 조심조심 걸으면서, 그래도 한걸음씩 정상에 가까워질 때마다 묘한 성취감도 느꼈습니다.
정상에 가까워졌을 때 비로소 안개 속에 가려진 제주 바다가 잠시 모습을 드러내며 반겨주더군요. 고생 끝에 잠깐이나마 자연이 주는 위로를 받아서인지 힘든 와중에도 마음은 따뜻해졌습니다. 하지만 내려오는 길은 정말이지 다리가 풀려서 더 이상 나아가기 어려울 정도로 아팠어요. 돌아가는 길 내내 언제 또 다시 제주를 찾아올 수 있을까, 그리고 또다시 이렇게 산행에 도전할 수 있을지 혼자 고민하게 되더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 내리는 산길에서 얻은 특별한 경험과 제주의 가을 풍경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언제 다시 오게 될지 모르지만, 다음번에는 조금 더 준비된 체력으로 다시 도전하고 싶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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