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 덕수리의 르덕수지앵 추천해요
한적하고 조용한 동네에서 반짝반짝 빛나고 있는 멋진 와인바인데, 격식은 있지만 허세는 없고, 품위는 있지만 잘난척은 사양하는 곳이에요. 주문과 동시에 신선한 제주산 재료들로 만들어 내어주신 음식들의 맛은 하나같이 맑고 투명한 제주를 닮았어요. 오너분은 자칭 '불란서식 포장마차'라 칭하시더라고요. 요즘 제주의 식당들에 대한 쓴소리가 많은데 오랫동안 한 자리에서 뿌리내리고 묵묵히 자리를 채우는 멋진 분들도 많아요. 저흰 르덕수지앵 가려고 2달 연속 비행기표 끊었습니다!
철업고, 멋모르고, 그러나 힘든 시기
휴학하고
무작정 내려왔던 제주도
협재에서 반년 간 일하며
쉬는 날에는 제주를 수없이 걷고 또 걸었습니다.
수많은 명소를 가봐도 이상하게 코앞에 닿일 듯
가까이 보이던 비양도가 제일 좋았습니다.
매번 가도 매번 다른 얼굴을 보여주는 비양도는
마치 어린왕자의 코끼리를 삼킨 비단뱀과 같다고생각했었습니다.
묵묵히 그 자리에서
방황하던 그 시절의 저를 위로해주던 그 섬을 잊지 못해
지금도 매년 제주도를 방문할 때마다
비양도는 저를 그곳으로 끌어당깁니다.
제주하면 성산일출봉! 성산일출봉하면 일출!
우리는 일출을 보기 위해 성산일출봉을 타려 했으나 숙소가 서귀포시 시내부근이었던 관계로 1시간이 넘게 걸린다는 성산일출봉에 올라가지 못했다. 하지만 이대로 포기할 수 없었던 우리는 더 좋은 스팟을 발견했고 그건 광치기해변이었다. 너무 피곤했지만 5시에 집을 나서서 1시간여만에 해변에 도착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일출을 보기 위해, 일출을 사진에 담기 위해 묵묵히 기다리고 있었다. 그 틈에 나도 끼었다. 동그랗게 떠오르는 빨간 해를 본 순간 왠지 가슴이 먹먹했다. 원래는 관치기였다던 그 해변이어서 그런지는 모르겠다. 조금이라도 그냥 잘까했던 순간들을 후회하며 원없이 해를 바라봤다. 돌아가는 길 또한 1시간이지만 아깝지 않은 시간들이었다.